베니스의 상인 (윌리엄 셰익스피어) 후기
어제부터 읽고 오늘 다 읽었다. 책 표지를 넘기고 보니 첫 장부터 이 책의 주제가 나와있었다. '반유대주의'하고 또 뭔가가 있었는데 기억이 안난다.
아~ '반유대주의'구나 하고선 머릿속에 반유대주의를 각인시키고 나서 읽기 시작했ㄷ다. 사실 이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었었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읽었다.
이 책을 갑자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바로 법관련 도서를 읽으면 항상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이 어김없이 등장했기 때문이다. 그래서 베니스의 상인이 왜 법과 관련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이 책을 읽게되었다.
일단 '반유대주의'라는 주제를 보고선 딱 든 생각이 유대인에 대해 이 당시 악감정이 있던 분위기였나보구나 하고 추측하게 되었다. 또 셰익스피어가 말하고 싶은게 반유대주의에 대해서 긍정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완전 헛다리 짚은 거였다.
읽으면서 왜 난 유대인 샤일록에 편에 서게 되는 건지 참 이해가 안됐다. 왜 반유대주의를 긍정하는 내용인 것 같은데 왜 난 샤일록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는건지 참...
기독교인들이라는 작자들(안토니오, 바살리오? 등 그 무리들)이 기독교인 우월주의에 취해서 유대인을 못살게 굴고 천대하는 모습이 유대인 샤일록에게 안타까운 마음과 동정의 마음이 생기게 했다. 샤일록은 그저 돈 밖에 모르는 자인데 말이다! 샤일록도 솔직히 너무 매정하고 찌르면 피 한방을 안 나올것 같은 차가움만 보이고, 복수심에 가득찬 모습만 보인터라 인간적으로 보면 정이 가지 않았다. 그런데도 이런 사람한테 동정심과 이 사람의 처지에 대한 이해심이 드는 이유는 기독교인들의 이기심, 우월감때문에 피해를 입는 유대인의 처지가 딱해서이다.(두번이나 강조해서 말함)
그 정도로 기독교인의 횡포는 심해보인다. 유대인 샤일록이 원래부터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까지 복수심에 가득차서 살인충동을 느끼게되는 그 이유가 이해가 간다. 지금까지 기독교인들은 유대인을 욕하고 천대하고 멸시하고 심지어는 물리적 폭력까지 행사해왔다고 했다! 그것은 옳지 못한 행동인데 자신들의 행동을 당연시 여기는 기독교인들의 뻔뻔스러운 태도에 정나미가 다 떨어져나갔다. 샤일록은 자신에게 모욕을 주고 자신이 속한 집단을 욕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죽이고 싶을지 이해가 갔다. 샤일록은 기독교인과의 채무계약 중 불이행시 살점을 떼어가는 것을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었다. 복수심에 눈이 먼 샤일록은 그 계약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리라 믿고서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.
사실 오늘날 법의 관점에서 보면 공서양속을 해치거나 인간의 신체에 손해를 입히는 것과 같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계약들은 취소할 수 있거나 무효인 행위에 해당한다. 즉 오늘날이었다면 샤일록과 안토니오 간의 계약은 이미 이 계약을 한 당시에 무효이게 된다. 그 당시에는 그랬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말이다.
아무튼 기독교인들이 똘똘 뭉쳐 샤일록에게 판결을 내렸다. 바로 기독교인 안토니오에게 살을 베어가기 위해선 피 한방울도 내지 않는 것으로!
객관적으로 본다면 참으로 명판결임에 틀림없다.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? 기발한 생각이군! 셰익스피어 천재인듯? 이런 생각이 든다.
하지만 유대인 샤일록에 입장에 서서 바라본다면 너무나도 불리한 싸움인 듯 보인다. 이미 수적으로 열세인데 이기는게 힘든 게 당연하다. 기독교인들은 자기들끼리 힘을 합세했고 심지어는 정치적 중립(?)을 지켜야할 법관(포셔)까지 은근히 힘을 합세했으니 과연 이 판결이 공정하고 중립적이라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.
샤일록의 편에서 본다면 베니스의 상인은 참으로 비극이 아닐수가 없다. 그런데 또 주인공이 안토니오라 치면 이것은 희극이다. 또 제목도 베니스의 상인 = 안토니오로 되어있고 5대 희극중 하나로 불리고 있다. 셰익스피어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.
해설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의도가 무자비하고 이기적인 기독교 우월주의를 낱낱히 밝히고 비판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을. 그런 의도였다면 정말 글을 잘 쓴 것이다. 솔직히 읽으면서 한쪽은 선하고 한 쪽은 악하게 그려져있어서 독자들이 그 선과 악 겉모습에 따라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 그 자체가 의도적인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게한다. 셰익스피어의 의도대로 독자들이 이끌리게 만들었다.
무려 몇 백년 전에 쓰인 이 책을 통해 서로 화합하는 삶 같이 살 수 있는 삶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이타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가 이러한 점을 자각하고 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깊게 느끼게 된다.
극이라서 역시 짧은 내용이었지만 그 안에 머리를 굴리게 하는 내용들이 가득 차 있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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